간만에 공상쟁이에 글을 올려 봅니다.
쓰잘데 없는 생각들이 많은지라, 게다가 그 것이 며칠 계속되기도 합니다.
그러다 나름 혼자, 이런거 아니야? 라고 생각하는게 있습니다.
-_- 네, 이번 주제는 영혼따위입니다.
개인적으로 영혼이 있는가 없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없는거 아냐?' 라는 쪽으로 많이 기울어 있습니다. 아직은 영혼이 존재한다라고 명확히 증명된 바가 없지 않던가요?
여러 가지 종교에서 말하듯이 영혼의 존재방식도 다르고, 천국이니, 내세니, 환생이니 등등... 많은 말들을 하고, 전설이 있고 가르침이 있습니다만 사실 거의 주장에 가까운 것들인지도 모릅니다.
영혼이 존재하리라는 믿음은 어쩌면, 너무나도 사실적인 자기 감각에 기인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너무도 사실적인 '나'라는 존재가 죽음과 태어남 이전에 대한 알 수 없는 해답(어쩌면 해답이 있나 없나라는 논쟁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허망한 것이 아닌가도 싶습니다.)을 스스로 요구하고 그 것을 찾고자 고뇌를 하고, 기도를 하고, 도를 쫒아 나름 답으로 만들어 믿고 선택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공감하는 사람은 없을 듯하지만, 만약에 영혼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그 영혼의 존재는 인간에게만 특수하게 있을 수 있는것도 아니며, 모든 인간에게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영혼이 있는 인간과 없는 인간이 있을 수 있다라는 형태의 절충적인 저만의 답이랄까요...
자기, 즉 자아라는 것은 기억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즉 살아 오면서 또는 가공으로 만들어져 주입된 기억에 의해 또는 정신분열과 같은 이유로 인해 자아가 분리되기도 합니다. 그러면 이 자아라는 것은 전혀 절대적인 존재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은가 합니다. 영혼이란 그러한 비절대적인 존재가 아닌 모든 것에서 일관될 수 있는 존재여야만 한다는 암묵적인 조건이 있습니다. 다중인격에 대해, 빙의라든지 귀신들렷다든지 하는 식으로 나름 납득을 하고 이해하는 측면도 있습니다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자아라는 것은 기억과, 감각과 신체와 뇌가 서로 어우려져 구성해낸 software 적인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의 성격, 나의 과거, 나의 가치관 등등 모든 것이 기억을 근거로 하고 있으며 그러한 기억은 신체적이며, 감각적이며 논리적인 갖가지 정보와 구조들입니다.
만약에 신체의 감각이 태어나면서부터 박탈된다고 한다면, 그 아이는 곧 죽고 만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가 태어나서 어머니의 손길과 심장소리 등등을 필요로 한다고 하죠. 젖을 물리지 않아 굶어 죽는 것을 제한다면 말입니다.
나라고 하는 것은 어머니의 배 속에서 어머니를 인식하게 되고 태어나 어머니라는 존재를 또 다른 형태로 만납니다. 그렇게 자기 자신, 보다 구체적으로는 뇌가 자신과 자신 외의 외부에 대한 인식을 시작하는 것이겠지요.
자아를 처음 스스로 느끼게 되는 때가, 거울을 첫 대면 할 때라고 합니다.
자신도 타인과 같은 형태이고, 자신과 닮은 타인을 새롭게 인지하게 되죠. 그리고 타인과 다른 자기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주체적인 것은 자기만이 존재한다고 여겨왔었던 것이 나와 같은 또 다른 존재를 그 들도 나와 같다고 느끼면서 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것이 심화되면 나는 어떻게 저기에 있지 않고, 여기에 있는가? 라는 물음을 비롯한 많은 스스로에 대한 물음을 갖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한 뇌도, 어쩌면 뇌와 신체는 또 다른 별개인지도 모릅니다. 뇌는 자기의 모습을 가상으로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연습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눈으로 인식했던 자기, 또는 거울로 본 적이 없던 자기와 눈을 감고 머리속에서 그려 보는 자기와는 많이 다릅니다.
즉, 뇌는 신체라는 기관을 통해 외부를 인식하고 타인을 인식하지만, 그러한 뇌 마져도 좁은 곳에 갖혀 자기의 신체라고 하는 것을 인지하고 느끼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이, 감각과 감정인 듯 합니다. 대부분의 감정은 가상의 신체적인 감각을 수반합니다.
감동적인 슬픈 장면을 봤을 때, 코끝이 찡하게 저려오고, 눈가가 확 달아 오르면서, 눈윗쪽의 눈물샘에 경련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주루룩...
감각의 박탈이란 감정의 박탈과도 이어지는지 모를 일입니다. 어쩌면, 그렇게 생존에 필수 불가결한 신체라는 것과의 유대관계를 밀접하게 하고 있지 않을까요.
이 감각과 감정은 나아가 자아라는 것을 실체로 느끼게 하는 데에도 관여하지 않나 싶습니다.
내가 느끼는 것, 내가 생각하는 것, 나라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에 매우 추상적이지만 그 것을 비교적 형상적인 것으로 나타내기 위해, 감정과 감각이 동원되어 자신의 신체까지를 아우러 자기라고 여기게 만드는것이라 봅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자아라는 것이 기억과 감각과 감정이라는 또 다른 기억과 지식이라는 기억들에 의해 구성된다는 점에서는 관여하는 방식들에 차이가 있을 뿐, 현재의 자기를 지탱하는 것이 아니겠는지요.
신체에 대한 감각이 소실되고, 기억이 사라지며, 감정이 사라지면 나라고 생각 할 수 있는 것이 어디에 있을까요? 이러한 것들의 중심부에 해마, 송과체등등(맞는지 모르겟습니다만)기억과 감각을 주관? 중계하는 부분에서의 역할이 클테지요. 또 다른 시각으로, 어쩌면 자아는 인간의 대뇌 우측 전두엽에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러한 부수적인 것들을 모두 제외시키고 남는 것이 무엇일까요? 과연 자아와 영혼을 동일시 할 수 있을까요?
원신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또는 환생을 할 때, 전생의 기억을 모두 잃는다고 하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전생의 기억을 잃어 버리는 과정에 대해선 어릴적 할머니께서 들려 주시던 이야기와 같긴 합니다만, 현재의 자아를 지탱하는 기억이 모두 사라짐으로 자아도 사라진다고 본다면 얼추 비슷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것과 상관없이 고유하게 존재할 수 있는 존재여야 영혼이라는 이름을 가질 자격이 되지 싶습니다.
비록, 영혼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쪽으로 많이 기울어 있습니다만,
만약 존재한다고 본다면 자아를 이루는 많은 것들 보다 더욱 깊은 곳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과연... 그 곳은 어디일까요?
기억이 있기 전, 감정이 있기 전, 감각이 있기 전의 그 곳은 어디일까요... 과연 그 곳에 있기는 할까요...
-_- 오늘의 주절거림은 여기까지...
쓴 날 : 200712272247~2322
공개 : 20071228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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