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우유

공상쟁이 2007. 10. 17. 01:13 posted by 향기로운바람


저는 쵸코 우유를 좋아합니다. 누군가는 그러더군요, 카푸치노라고... 아닙니다. 전혀 아닙니다.

저는, 설탕 4 스푼에 커피 한 스푼, 그리고 뜨거운 물 1/6 컵, 그리고 컵을 채우는 우유... 그 맛이 참 좋습니다.

단지, 그러한 커피를 좋아하지만 너무 자주 마실 수는 없습니다. 왜냐면, 그렇게 자주 마시면 요산 결석에 걸립니다... 그래서 컨디션이 좋을 때 조금 마십니다. 그리고 준비되어 있는 아스피린...

어려서, 서울우유와 관련한 살풋한 추억도 있습니다.

국민학교(네, 저는 국민학교 출신입니다.) 다닐 때, 아버님이 저만 등교할 때 따로 서울 우유를 사 주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제가 몸이 참 약햇나 봅니다. 물론 지금도 약합니다. 몇 해전 종합건강검진을 받고 제 몸에 심부전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으니까요...

요즘의 서울 우유는 예전의 그 맛과는 다르지만, 비슷한 맛을 내어서 우유를 마시게 되면 서울 우유를 찾습니다. 어린 시절 마시던 삼각형의 비닐 봉지(?) 우유에 가장 가까운 맛이거든요. 그 살짝 비릿한 내음이 누구에게는 비린 맛이지만, 제게는 추억의 맛입니다.

가을녁, 플라타너스 낙엽을 태울 때 나는 그 매콤하고 달콤한 내음과 유사한 그러면서도 전혀 다른 기억과 향수를 불러 일으킵니다.

어제, 용감하게도 서울우유를 샀습니다. 감히 그냥 마실 엄두는 낼 수가 없습니다. 분명 우유만 두어컵 그렇게 마시면 기분은 좋을지 몰라도 구 후환이 두려우니까요... 그럼에도 조금전에도, 아니 실은 어제 부터 커피를 탈 때 마다 프림 대신에 우유를 넣었습니다. 그 것이 더 부드럽고 좋은 맛을 주니까요... 이제 이틀째지만 아마도 내일도 그러면 분명 몸에 이상이 생길 것입니다. 전데도 몇 번 그랬거든요...

커피에 우유를 타는 것이지만, 시중에 파는 커피 우유와는 전혀 다른 맛입니다.

저는 비린 맛을 싫어 합니다만, 비린 맛과 내음에도 분명 종류가 있습니다. 생선의 비린 것을 잘 먹지 못하지만 묘하게도 좋은 비린 내음과 그렇지 않은 비린 것이 있다는 것을 때달았답니다. 물론, 생선의 비린 것과는 다릅니다.

이를테면, 요즘 문제가 되는 지하철에서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내용이라든지, 풋풋한 아기에게선 나는 젖비린내라든지, 강아지나, 고양이, 송아지등에게서 나는 젖비린내는 참 좋습니다. 그러한 내음을 맡고서 이상한 생각을 하는 놈팽이들의 뇌를 대 수술해야 하는 것(실제 생각은 폐기)이 아닌가라고도 생각합니다. 지금도 강아지(말티즈)가 무릎위에 올라와 잠자리를 틀고 잠을 잡니다만, 이 아이의 냄새(똥 냄새 제외)가 싫다고 느낀 적 없습니다. 하물며 사람의 냄새이고, 사람의 젖 내음을 싫어한다면 그는 모양만 인간이지, 아마도 속은 짐승보다 못하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 이야기가 많이 옆길로 새었습니다...

언젠가 친구녀석이랑 대관령 목장을 지날 때가 있었습니다. 그 거 아십니까? 당신이 도시 출신이면 쇠똥냄새가 구역질이 나겠지만, 농촌 출신이면 그 냄새가 참 구수하다는 것을요? 정말 역겨운 것은 사람의 냄새입니다. 대관령 목장을 지나면서, 그 넓은 초원과 군데 군데 덕지 덕지 딱지 처럼 내려앉은 쇠똥을 보면서 느낀 것입니다. 인도에서는 쇠똥으로 종이도 만듭니다. 당신의 똥이 종이가 되겠습니까? 그거 아세요? 바다의 부영양화가 댁의 똥 때문이라는 거요...

커피에 프림 대신에 우유를 타 보세요. 그 구수한 맛에 빠지실 겁니다. 그리고 추억에도 빠지실 겁니다...

추가 :
내용을 조금 추가하고 싶었습니다.
아버님이 제게 우유를 사 주시던 그 집에는 제 또래의 여자아이(같은 학년)가 있었습니다.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ㅜㅜ 그 애가 시비를 걸어서 된통 얻어 맞은 기억이 있습니다. 흑흑... 남자애들이랑 싸울 때는 누군가가 코피를 흘리거나 혹은 탁탁탁 막아 내면 그걸로 끝이었는데, 얘는 그게 아니었습니다.
처음 싸움을 하게 된 것이 국민학교 4학년 이었을 겁니다.(인식아, 정주는 니 생각대로 안됐지? 차라리 니 생각데로 되었으면 하는게 지금 내 생각이다. 오히려 그 보다 안 좋아 졌으니 말이다...) 인식이에게 코 한대 맞은게 컸습니다. 그럭 저럭 친하지도 않고, 사이 나쁘지도 않았지만 그 때 분단으로 청소를 할 때 였던 것 같습니다. 같이 청소를 하다가 쓰레기를 처리하는 부분에서 조금 의견이 달랐습니다만, 얘가 팔을 휘두르는 것은 모두 눈에 보입니다... 이것이... 막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_- 적어도 몸을 향해 오는 것은 다 막아도, 설마 얼굴로 날아 오리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코를 스쳤습니다. -_-;;;
이 부분에서 살짝 인식에이게도 미안한게, 하나도 안 아팠다. 그냥 피만 난거야... 피를 보고는 얘도 움찔한 마음에 그만 뒀지만도... 그 뒤로 소문이 난게 -_- 쟤는 코피만 내면 이겨... 이런 젠장....
그 이후로, 된 통 맞은 사건이 바로 우유집 지지배입니다... 전 그런 애가 있는 줄도 몰랐어요 -0-
아버님이 우유를 사주시는 바람에 그 집에서(등교할 때 따라오셔서 우유를 사 주셨는데다, 학교까지 걸어서 5분이니....) 나오는 여자애를 보고 이 집에 저런 애가 사는 구나 했죠...

그게... 5학년 때 였을겁니다. 지금도 왜 그랬는지는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여튼 그 여자애랑(분명 내가 먼저 시비를 걸리는 없습니다. 지금이나, 전에나 존재감이 희박하니까....) 다툼이 생겼는데... 치명적이었습니다.

...

첫방에 코 맞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