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국가와 주식회사

공상쟁이 2008. 6. 10. 05:21 posted by 향기로운바람

이 번의 대통령께서는 자칭 대한민국의 CEO 임을 자처하셨지요.

기업의 부를 창출해 내듯이 국가의 경제적 부를 이룩하겠다는 표현일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많은 주식회사와 민주주의 국가가 닮은 점이 없자나 있습니다, 물론 다른 점도 있습니다만.

주식회사에 지분으로 참여하고 주식을 갖는 자본주가 있다면

국가에도 주식의 권리에 해당하는 주권을 가진 주주가 있습니다. 바로 투표권이 되겠지요.

다른 점이라면, 주식회사의 주주인 경우엔 한 사람이 많은 주식을 갖고 주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국가의 경우엔 한사람에 하나의 주권이 인정됩니다.

이 부분에서, 소액 주주들의 주권을 위임받아 주권을 강화하듯이

국민들의 하나씩인 주권을 모아 정치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도 있습니다.

또한, 공무원과 같은 경우엔 기업의 피고용인이면서 동시에 주주이기도 한 모습과 같을 것입니다.

이렇듯 닮기는 했습니다만, 한나라당의 전력과 관계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대통령께서의 과거 행적과 연관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도

어쩐지, 전 국민을 피고용인으로 인식하는 듯 합니다.

공무원, 또는 공기업 직원들 그리고 뉴라이트 회원분들 또 억지삼아 끼워 넣자면 군과 전의경까지...

물론 이 분들은 대한민국이라는 주식회사의 직원일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 다른 분들은 주주가 아닐지요...

비록 하나의 주권행사밖에 못하는, 게다가 성인이 되기 전에는 주권행사를 하지도 못하는 그런 힘 없는 주주들일 것입니다.

직원인 경우에야 CEO 가 명령하면 따라야겠죠...

하지만, 주주들은 CEO 의 의사 결정에 간섭할 권한이 있는 것이 아니던가요?

그렇지만도 주주들에 의한 이의신청방법이 없는 듯 합니다.

이를테면 국민소환제도라는 것이 과거의 어느 정권에서 봉인되었다고 하더군요.

국민소환제도는 있으되, 그 절차는 없다는 것입니다. 명백히 유명무실한 제도인가 봅니다.

기업과 국가가 닮은 점이 있긴 하지만 분명 다른 점도 있습니다.

기업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대외적으로는 직원들을 위한다고 하겠습니다만 실질적으로는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겠죠.

국가도 역시 직원과 주주들 즉 국민들을 위해 움직여야 한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명백히 다른 점이 있습니다.

기업은 구조조정이라는 방법으로 직원의 상당수를 없애 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는 과연 그럴까요? 전혀 아니죠.

대한민국이 기업이라면 중국, 일본, 미국 기타 여러 나라들도 기업일 것입니다.

기업에서 구조조정으로 퇴출된 사람들은 결국 사회와 타기업에서 떠 안아야 하는 것이죠.

그러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퇴출된 사람들은 세계라고 하는 사회와 타기업인 다른 나라에서 떠 안아야 하나요? 그게 되나요?

보트 피플이라고 하는 베트남 난민 문제도 매우 큰 세계적 문제였습니다. 얼씨구나 하고 받아 줄 나라는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허나... 국민들은 주주이기에 퇴출될 수도, 되어서도 안됩니다.

하물며 주주들이 맞건 틀리건 겁을 주는 행위도 마뜩찮을 일이겠지요.

대한민국 주주들에 의해 미국산 쇠고기 문제에서 터져서 촛불문화제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고

대한민국의 CEO 임을 자처하시는 분께서는 여전히 주주들의 말에는 별로 신경 쓰시지 않는 듯 합니다.

찌꺼기주주(소액주주)라서 그럴까요...

하나 하나 짚어 보자면 상당히 길어 질 것 같습니다만, 그냥 조용히 이 정도 생각을 풀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