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파친코 왕은 한국인

경영/철학 2007. 11. 14. 10:52 posted by 향기로운바람

1995년 여름, 우리 나라와는 달리 일반인들의 생활에 파친코가 깊숙히 침투해 있는 일본은 가장 번화한 거리인 시부야에 세워지는 파친코 타워의 오픈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오픈을 하루 앞둔 날, 일본의 130개 언론사들이 취재 기자들을 파견하고, "도쿄 중심부에 파친코 왕이 상륙했다!" 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낼 정도였으니 얼마나 큰 관심거리였는지 알 수 있으리라.

주인공은 12세 때 일본으로 건너가 50년의 세월을 이겨 낸 67세의 한국인 할아버지였다. 그는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조센징이라고 차별하고 멸시하던 일본인들이 지금의 강한 나를 만들었다."
일본 경제신문사가 뽑은 '최우수 첨단 사업소상'까지 받은 그는 한때 1,000억 엔이라는 엄청난 빚을 지고 자살을 생각한 실패한 사업가였다.

그러나 그 때 마침 손에 들어온 세계 명작 <노인과 바다>를 천천히 읽은 그는, 거센 파도와 싸우는 책 속 주인공의 모습에서 일본이라는 망망대해를 다시 한번 헤쳐갈 용기를 얻었다. 재도전을 시작한 것이다.
그에겐 전과 다른 의지와 각오가 있었는데, 무슨 일을 하든 반드시 일본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마음가짐이었다.

각고의 노력으로 파친코 사업을 시작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담배 연기를 없애는 기계를 설치해 담배 연기 없는 파친코 가게를 만들었고, 철저한 종업원 교육으로 호텔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자 빚 갚을 돈이 생겼음은 물론, 일본 곳곳에 42개의 점포를 열수 있게 되었다.
무려 2,000억 엔에 이르는 매출이 올랐고, 취직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몰렸으며, 그 중에는 와세다 대학 등 명문대 출신들도 많았다.

이렇게 해서 백화점이나 호텔이 들어서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었던 시부야 거리에 파친코 타워를 세울 수 있게 된 것이다.
공사비 50억 엔의 그 곳에선 지금 1,900대의 기계를 통해 하루 5,000만 엔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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