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화로 다시 태어난 영지버섯

공상쟁이 2007. 10. 26. 17:14 posted by 향기로운바람


오래전 이야기입니다만, 예전에 군대 전역한 형이 영지 버섯을 재배해 본다고 집 팔아 시작한 일이 있습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흐지부지 되었습니다만도...

영지 버섯을 재배하기 위한 밭의 하우스 시설은 온도 조절에서 낭패를 보았습니다. 물론,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탓도 큽니다만요.

그와는 별개로, 집 앞의 작은 터에 마련된 영지버섯 실험용 하우스도 있었습니다. 아담(?) 하게 말이죠.
높이는 안에 들어가서 서면, 머리에서 한뼘이면 닿습니다. --;
비닐을 한차례 덮고, 그 위에 케시미어 덮고, 또 그 위에 비닐을 덮습니다. 그리고 그 밖에 약 30 센티 정도의 여유를 두고 하우스를 또 합니다. 비닐 덮고, 케시미어 덮고, 또 비닐을 덮고 그 위에 차광막을 했더랬습니다.

겨울에 들어가도 무지 덥습니다. 숨이 턱턱 막히구요. 게다가 습도를 유지하느라고 물까지 뿌립니다.
여름엔 오히려 온도를 조절하기 위해서 간간이 문을 열어 통풍시키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숨이 턱 막히죠.
닫아 두었던 문을 빼꼼이 열면 습하고 뜨거운 공기가 훅~ 하고 나옵니다.

참나무에 구멍을 뚫고 균사를 넣고 키웁니다만, 이 것이 죽는 녀석이 많았더랬죠...
참나무 하니까 생각나는데, 많은 식용 버섯을 재배하는데 사용되는 것이 흔히 참나무입니다. 물론 다른 나무도 있죠. 일본에서 같은 참나무를 이용해서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한 방법을 고안한 것이 생각나는 군요. 3 가지 방법이 있었는데, 하나는 참나무를 작은 벽돌처럼 잘라서 쓰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톱밥을 이용하는 것이었구요. 또 하나는 톱밥을 압축시켜 벽돌처럼 만들어 이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잠시 옆길로 샜습니다 ^^;

하얀 균사들이, 적당히 온도랑 습도가 맞으면 이쁜 모양으로 하얗게 올라옵니다. 올라 올 때, 온도 습도를 조절해 주지 않으면 아주 길게 뻗어 버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적당한 길이가 되면 온도랑 습도를 바꿔줍니다. 그러면 끝 부분부터 예쁜 미색을 띄다가 노랗게 변하죠. 그러면서 옆으로 갓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갓을 만들 즈음에 다시 이전의 온도/습도가 되면 갓에서 다시 뻗어 나오는 녀석도 있습니다.

한동안 갓의 온도로 잘 맞춰주면 무럭 무럭 커집니다. 이 커지는 것도 습도/온도를 잘만 유지해 주면 제 무게를 버틸수나 있나 싶게 커집니다. -0-;;; 적당히 컸다 싶을 때 또 온도/습도를 맞춰줘야 합니다. 그러면 붉은 빛을 띄기 시작하면서, 갓 아래에서 포자를 만듭니다. 그 포자들이 날려서 갓 위에 쌓여 갈색 먼지 앉은 듯 보이죠 ^^;

또 다시 온도/습도를 조절하면 이제는 포자 만드는 것도 멈춥니다. 잘라서 말리거나, 성장과 생육을 멈추면 차츰 짙은 자주색을 띄다가 광택있는 갈색으로 변해갑니다.

어느 날인가, 갓이 한참 커질 때 그 갓 위에 이쁜 낙엽을 하나 주워 올려 놔 봤습니다. 그랬더니, 균사가 그 낙엽을 감싸면서 자라더군요. 손이 많이 가는 일이긴 하겠지만, 분재도 가능하겠구나라고 생각했더랬습니다.

자연산 영지에 비해 재배 영지는 값이 무척 쌉니다. 그에 비하면, 차라리 분재로 만들면 부가가치가 훨씬 더 높은거 아닌가? 싶더군요.

그 뒤로 대충 영지 버섯에 재배는 흐지부지되고 말았습니다만, 이따금 주변인물에게 가능하면 해 봐라라고 얘기를 했더랫습니다. 물론, 이미 짐작하다시피 아무도 안 했습니다. ^^;;;

지나간 얘기 하면 머 합니까만은, 아래와 같은 기사가 있기에 올려 봅니다.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OD&office_id=001&article_id=0001404417&section_id=001&menu_id=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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