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

마음다루기 2007. 11. 16. 17:45 posted by 향기로운바람

미국의 한 도시에서 있었던일이다. 평소 친구가 많기로 소문난 갑부가 어느 날 갑자기 심장마비로 죽었다.

그에게 상속자도 부인도 없었는데, 이 소식을 듣고 달려온 그의 변호사는 갑부의 평소 바람대로 장의사를 설득해 새벽 네시에 장례식을 치러줄 것을 간곡히 부탁하였다.

오랫동안 장의사 생활을 해왔지만 새벽 네 시에 장례를 부탁받는 것은 처음이라 장의사는 당황하였다.

그러나 워낙 변호사가 간곡히 부탁하는데다 그것이 고인의 소원이라는 말에 할 수 없이 허락하고 말았다.

사실 그 갑부는 평소 자신의 친구들은 물론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도와 줬다는 것을 장의사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비록 자신이 직접 도움을 받은 적은 없지만 부자가 선량하게 살기 힘든 세상에서 그런 인물이 죽었다는 안타까움이 장의사를 움직이게 한 이유이기도 했다.

어쨌든 고인의 소원대로 장례식은 다음날 새벽 네 시에 거행하기로 하였고, 평소 갑부와 안면이 있던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전해 들었다.

장의사는 많은 사람들이 고인이 된 갑부의 장례식에 참석하리라 생각하고 그에 맞는 준비를 거행하였다.

그러나 장례식 당일 새벽, 장의사와 변호사는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예상과는 달리 고인의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은 단 네 사람이었던 것이다.

장례 시간을 30분이나 늦춰 기다려 봤지만 갑부가 죽기 전에 그에게 도움을 받았던 친구들의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젠장,무슨 장례식을 새벽 네 시에 하지? 하여간 돈 많은 놈들은 이해할수 없다니까."

이런 불평을 하며 참석하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할 수 없이 네 명의 문상객만으로 장례를 마친 후, 변호사는 고인의 유서가 한 통 있다며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을 모아 주인이 떠난 갑부의 집으로 향했다.

그가 읽은 유서의 내용은 이러했다.

"내 전 재산을 장의사로 포함하여 내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눠 유산으로 남긴다."

더 이상 갑부에게 얻어 낼 것이 없는 상황에서도 자신을 버리지 않은 사람들에게 고인이 남긴 뜻밖의 유산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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